더로드1423 카페는 영월군 주천면에 자리하고 있다.와인바를 하던 지인이 직접 꾸민 더로드는 한적한 시골구석이다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송학주천로 1423. 2동 더로드 1423
033-373-1423.
제천에서 오랜기간 와인바를 운영하던 지인이 금년 8월에 영월군 주천면에 자리를 잡았다. 서양문화를 무작정 따라 하던 7080 세대의 추억을 그대로 견인해둔 곳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어릴 적 추억이 농촌살이였다면 내 청년시절의 추억은 서양문화 따라 잡기였다. 이십 대 시절 친구가 팝송제목을 읊으면 그게 너무 부러웠었다. 언니나 오빠 이야기를 하면서 팝송을 읊어대던 그 친구가 떠 올려지는 순간이다. 시골티 벗어날 무렵 즈음 그 친구는 도시에서도 참으로 세련된 집으로 친구들이 모두 부러워했다. 그 친구 따라 하기를 하던 일 중에 돈가스를 먹으러 다녔고 그 돈가스를 먹으면서 포크는 왼손으로 잡아야 하고 나이프는 오른손으로 잡고 고기는 어떻게 썰고.. 참으로 그 썰이 우리들에게 고스란히 먹혀 무작정 시키는 대로 따라 했다. 팝송이 멋지고 우리 음악은 촌스럽다는 어이없는 생각을 하며 이십 대를 보내는 우리는 처음 마셔보는 쓴 커피를 멋으로 마셨다. 그렇게 즐겨 마시던 에스프레소가 어느 날엔가 내 심장을 벌렁거리게 했고 지금까지도 그 충격으로 에스프레소 마시는 일이 절대 없다. 한창을 음악다방엘 다녔고 더로드라는 카페분위기 보다 훨씬 낮은 천장 어둑어둑한 음악다방에서 다방 디제이의 기름지고 끈적거리는 음성에 매료되어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팝송에 빠져 친구들 몇몇이 앉아 있었다. 그때 그 시절 도시의 인기 디제이는 연예인이었다. 커피를 디제이실로 보내주고 쪽지에 팝송제목을 적어 보내면 디제이는 끈적한 목소리로 음악을 소개하고 음악에 내포된 내용을 설명하면 우린 영화 보듯 감동받아 눈을 지그시 감고 음악 감상을 하곤 했다. 잠깐이지만 디제이를 한두 차례 따로 만난 적 있었고 그 디제이 구두는 앞이 길고 뾰족한 신발을 신었던 기억과 사귈뻔한 영광스러운 시간도 잠깐 추억으로 기억된다. 어떤 대화를 했다는 기억은 없고 그냥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기억과 그렇게 보낸 젊은 날의 촌스런 추억을 상기시키는 이곳 더로드는 디스크판을 바닥 가득히 깔아놓은 입구를 밟고 들어온다. 너무 아깝다 했더니 약간 스크래치나 불량된 것들이라 한다.
가장 세련됐다고 생각된 젊은 날의 촌스런 추억을 되살리는 이곳의 주인 마음은 인상만큼 따뜻하다. 시골어른들이 오백가지 재주라 칭할 만큼의 손재주가 많아서 더로드의 인테리어 대부분은 주인장 직접 솜씨이다. 요즘 며칠째 이런저런 일들로 들르게 되었는데 비교적 한적한 이곳에 추억 돋는 카페가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먹거리가 있으면 챙겨주고 난로에 맛나게 구워진 잘 익은 고구마를 먹을 때도 있다. 특히 대추차의 정성은 보약을 마시는 듯 진국이고 커피맛이 참 좋다. 와인바를 운영하던 예민한 와인맛만큼이나 차에도 정성이 있다. 이층엔 와인바를 운영하고 아래층은 커피숍인데 그냥 편한 데로 가서 마시고 왔다. 대화하기 참 편하고 한적한 카페가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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