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중에 감물염색의 실용성과 장,단점에 관한 설명
벌써 삼십 년도 더 된 이야기의 시점에 감물염색 패션쇼를 참관했다. 한복에 그림을 그리며 생업을 삼았던 기간 중이었는데 새 계절 봄날이 오면 새로운 도안과 색상으로 한 종류 히트를 치곤 했다.
줄곧 분주하게 일하던 시절에 상업미술의 지루함을 깨려고 동양화를 몇년간 배웠던걸 한복에 옮기는 일을 했었는데..
어찌어찌하다가 패션쇼를 주관하는 업체로부터 그림 오더를 받았는데 꽃그림과 생뚱맞은 그림을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패션쇼에 참석하게 되었다.
패션쇼에는 늘씬하게 생긴 미녀들의 행진이었는데 그때 감물염색 원단으로 옷을 디자인해 패션 쇼하는 것과 한복 디자이너의 패션쇼가 교대로 진행되었다.
그때 감물염색 패션쇼에서 그 천에서 풍기는 색감에 빠져서 반드시 그 일을 할 거라고 생각하다가 그 이후 십 년 뒤쯤 청도에 가서 집중적으로 몇 개월 학습하고 지금까지 그 일을 놓지 않고 있으니 감물염색에 관해선 꽤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았다고 자부한다.
감물염색과 더불어 천연염색에 관해 좀 더 깊이 알게 되기까지는 먼 곳까지 찾아다니길 주저하지 않았다.
합천으로 대구로 청도로..
그때까지만 해도 쪽염색을 오래 했던 사람 외에 다른 염색에 관해 깊이 알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기껏해야 색상이 잘 나오는 몇 가지 끓이는 거 외엔 잘 알 수가 없었고 견뢰도를 담보할 수가 없었으며 구체적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한 가지씩 익히기에 여념이 없었고 천연염색에 관한 이해를 돕는 서적은 신라대학교 조경래 교수 것 밖엔 보이질 않았는데 책 내용이 유기화학 관련 서적 같아서 습득하기가 쉽질 않았다.
그러다가 간혹 인터넷에 옛날 어르신들의 채록을 참고로 했고 동냥하듯 염색을 배웠다.
감물염색의 장단점을 이야기하다가 다른 이야기가 길어졌다.
감물염색 원단의 성질은 여름에 잘 어울리며 통풍이 좋은데 색상은 가을색이다.
가장 견뢰도가 좋고 실용적이라고 생각 하지만 색상의 한계가 있고 염색물은 뻣뻣해서 부드러운걸 좋아하는이들에 겐 선호 대상이 못되나 예전 어른들처럼 풀을 먹여 옷을 풍성하게 하기엔 괜찮은 편이기도 하다.
염색해야 하는 계절은 사계절 가능하나 일조량이 많이 필요하고 여름 장마철엔 곰팡이에 취약하다.
항균도 검사를 했었는데 균이 생장을 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참 좋은데..
결국은 마니아층에게만 소비가 되니 직업으로 갖기도 쉽질 않다.
하지만 감물 색상은 여전히 내겐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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