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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자작 마을의 대보름 파티는 마을주민을 행복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발행일 :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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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마을의 대보름 파티는 마을주민을 행복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윷놀이가 잔치의 시작이다.

윷놀이는 남자와 여자의 경쟁으로 결정을 하고 돌아가면서 윷을 던지는데 말판을 잡고 있는 사람과 그 옆에서 같이 참견하는 사람, 말판을 잘 놓는 것도 실력이라 옆에서 여럿이 참견을 한다. 그렇게 열심히 윷놀이하는데 첫판은 여자가 이겼다. 뜻하는 대로 윷놀이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자책하기도 하고.. 참으로 오랜만에 던진 윷놀이였는데 내가 윷을 세 차례나 던지는 바람에 졸지에 금손이 됐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즐겁게 윷놀이하고 성적은 2:1로 남자팀이 이겼다. 선물로 세탁세제를 받고.. 참석자 전원이 세제와 물티슈 선물을 받으니 소소한 행복감을 맛보는 시간이었다.

대보름 밥상이 차려졌다

마을행사가 치러질 때면 마을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그룹이 움직인다. 우리 또래 서너 명과 더불어 70~80대까지 그 역할은 다양하다. 나이에 맞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한다. 허리가 많이 꼬부라졌음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기꺼이 도맡아 하고 마을의 노인회장은 여자분인데 평생을 마을회관 관련해서 일방적인 봉사를 하고 사시니 마을의 대소사를 도맡아 책임지다 시 피한다. 여자라서 약한 게 아니라 여자라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챙긴다. 혹여 골고루 돌아가지 않을까 봐 챙기고 작은 물건하나 허투루 내버려 두는 일이 없다. 수고한 사람에게 더 챙겨주고 싶어 하고 많이 늙으신 분들께 특별히 받들어 모신다. 남자들은 남자들 방의 공간에서 식사와 약주를 하고 여자들은 여자들 공간에서 식사를 한다. 이런 풍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으나 마을은 표면적으로 많이 회복 중이다. 어른들께 많이 배우는 중이다. 어른들의 지혜는 책임감을 동반한다. 가장 문제가 적은 방법으로 그 상황을 해석하고 실천하는 지혜를.. 

한편에서는 식사 중이고 또 한편에서는 풍악을 울린다.

북, 장구, 꽹과리 등을 근사하게 하모니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약주를 동반한 식사 시간은 정겹기 그지없다. 그렇게 대보름 행사는 하루 종일 이어졌다. 전체인원 80~90여 명중에 아파 요양원 가신분, 일 때문에 참석 못하신 분 이런저런 사유로 참석이 안 되는 사람들 빼고 50% 이상의 참석율이다. 자작마을은 여느 시골마을 못지않은 고령화 시대에 평균치이다. 예전엔 이런 분위기에 적응이 안 돼 잠깐 얼굴 도장으로 가름했는데 지금은 마을행사에 적극 도우미로 나섰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이 쏜살이듯, 나도 곧 저분 어르신들 같은 시간을 맞이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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